2019 다산미술관 지역연계교류전 “복 암 리”展

새화순신문 | 기사입력 2019/07/22 [23:02]

2019 다산미술관 지역연계교류전 “복 암 리”展

새화순신문 | 입력 : 2019/07/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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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미술관에서는 전라남도와 화순군의 후원으로 7월 12일부터 8월 14일까지 지역연계교류전<‘복암리’>를 진행한다. 본 전시는 각기 다른 분야의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영상미디어 문창환, 사운드 미디어 박연숙, 서양화 박인선, 판화 분야의 오성현 4인의 작가가 ‘복암리’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꼴라보네이션전을 선보인다. 4인의 작가는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에 위치한 ‘복암리’ 마을을 선택하여 그곳에 계시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나무틀을 이용한 4개의 공간을 만들어 서로 다른 시선과 방식으로 ‘복암리’를 표현하고 있다.

문창환 작가는 ‘복암리’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와 대화를 통해 할머니의 삶과 그 집에 담겨 있는 세월의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을 결합한 형태로 담았다. 스크린 속에는 할머니의 낡은 부엌문이 실제 이미지로 담겨 있고, 그 옆은 작가의 영상화된 가상의 문이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여진다. 이 가상의 문이 열리는 순간 자동으로 라이트가 켜지며 스크린 속의 부엌과 영상 속의 부엌의 이미지는 연결되며 일치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실재와 허구,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사유하게 된다. 사진 속의 옛것과 영상미디어라는 현대적인 것에 대한 공존을 통해 할머니의 삶과 이야기를 색다른 시각으로 느낄 수 있다.

박연숙 작가는 쓰는 드로잉 시리즈 연작으로 음성에 따라 빛으로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미디어를 통해 ‘복암리’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작품은 ‘너의 이름은’이란 제목으로 작가는 할머니들의 서로를 부를 때의 이름을 녹음하였다. 하지만 그 이름은 보통 우리가 누군가를 부를 때의 고유 이름이 아닌 누구누구 댁이다. 양동댁, 살치댁 등등 할머니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들은 살갑게 느껴지며 할머니의 인생이 담겨있기도 하다. 양동댁 같은 경우는 광주 양동에서 사시던 할머니가 이 복암리로 시집을 오면서 지어진 이름인 것처럼 할머니들의 인생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또한 관람자가 작품의 앞쪽에 설치된 캔버스를 터치 할 때 헤드셋을 통해 할머니들의 목소리와 함께 빛이 말을 하는 것 같은 젊은 에너지가 전해진다. 우리의 터치를 통해 할머니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 이름이 오색의 빛으로 다가와 무엇이 되고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될 수 있다.

박인선 작가는 할머니의 시간 흐름 속에 우리를 이끌어 준다. 작가는 기존 작업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여 ‘복암리’에 거주하는 할머니의 ‘손’을 사진으로 표현한 작품과 함께 영상을 보여준다.

‘손’은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 부위이며, 그 사람의 삶을 시각적으로 대변하는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 흑백사진으로 표현된 할머니들의 손은 마치 단단한 고목 나무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단해 보이지만 힘이 없이 떨리는 손들은 오랜 시간 자신의 꿈, 인생을 뒤로 한 채 가족들을 위해 살아간 할머니들의 삶의 흔적을 보여준다. 또한 작가의 인터뷰 영상은 어릴 적 할머니에게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할머니들의 인생이야기를 귀 기울이며 들으면 그분들의 삶의 시간의 흐름이 우리에게 다가오며, 우리의 엄마, 할머니를 자연스레 떠올리게도 된다.

오성현 작가는 ‘복암리’ 마을을 돌아다니며 할머니, 할아버지와 만남을 통해 그 속에서 보고 느낀 점을 표현하였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가족들을 향한 그리움, 도시와 다른 넉넉한 인심은 작가의 작품 속에 스며들어있다.

작가는 직접적인 표현을 위해 마을에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세월 들이 묻어나 있는 오브제를 그대로 활용하였다. 나무로 된 사각의 틀 안에 작가가 수집한 오브제들을 와이어로 고정시켜 무중력 상태의 느낌을 주며 정지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쟁기 등 다양한 오브제들은 자연스레 우리를 그리움 속으로 이끌어 주며, 낡고 안 쓰는 물건들은 그리움이 주는 이미지의 다른 면인 쓸쓸한 느낌을 전해주기도 한다.

< 복암리>는 화순 동면에 위치한 한적한 시골 마을이며 복림(福林)마을의 복(福)자와 구암(龜岩)마을의 암(巖)자를 각각 취하여 복암리라 불리운다. 동면은 무연탄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과거 주민들의 대다수가 광업소를 다니며 생활하는 부촌이였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탄광 폐광과 이촌향도 현상 및 인구 증가율 감소로 인해 화순 지역의 많은 학교가 폐교되었고 복암리에 위치한 경복국민학교도 그중 하나가 되었다.

현재 복암리에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과 아이들은 없고 40대 이상의 인구만 남아있다. 하지만 경복국민학교를 졸업했던 할머니들은 아직도 학교에 다닌다. 폐교가 되었지만 다시 문화공간이 된 경복미술문화원의 레지던시 작가들과 함께 만들기와 그리기를 하면서, 미싱과 손바느질로 치마와 바지를 만들고 실크스크린 작업으로 서로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세트로 맞추어 입고 사진도 찍는다. 네 명의 작가는 직접 본 ‘복암리’의 모습과 할머니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흔적을 작품으로 나타내어 할머니들의 일상과 인생을 예술로 발전시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민들과 작가들의 예술적인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지역 예술의 사회적 환원으로 시너지를 일으키며 지역 문화 예술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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