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역사문화자원과 함께한 호남 실학 이야기

새화순신문 | 기사입력 2020/03/23 [17:06]

화순 역사문화자원과 함께한 호남 실학 이야기

새화순신문 | 입력 : 2020/03/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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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민 군의원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과 융복합학 즉 4차 산업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먹거리라고 이야기합니다.

화순은 역사적으로 광주광역시, 나주 혁신도시와도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고, 유네스코에 등재된 고인돌 유적의 최대 근거지이며 현대 과학기술의 초석을 만들어준 실학이 발전한 곳입니다.

전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와 생명의학 산업단지 그리고 백신특구 등 현대적 시설을 갖춘 융복합에 꽃을 피울 수 있는 인프라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을 이야기할 때 가장 선진적인 국가로 독일을 꼽을 수 있습니다. 독일은 1,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전쟁의 상흔을 전국에 품고 있으며 분단이라는 아픔을 겪은 나라임에도 세계 최초의 수학박물관인 마테마티쿰(mathematicum)과 뮌헨의 독일박물관(Deutsches Museum) 그리고 곳곳에 산재한 역사적, 현대적 산물들을 잘 보존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독일인들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패전국으로써의 고통과 분단, 강대국들의 내정간섭 속에서도 스스로 지켜지는 자부심의 근거는 과거의 문화와 유산을 소중히 여기고 잘 보존하며 후손들에게 체험의 공간을 만들어주어 패배자의 에너지가 아닌 선구자의 자긍심을 키워왔다는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화순에는 실학을 상징하는 규남 박물관이 2011년에 개관되어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규남 하백원(1781∼1844) 선생은 실학을 연구하여 자승거(自升車), 목우(木牛), 계영배(戒盈盃), 자명종(自鳴鐘) 뿐만 아니라 만국전도(萬國全圖), 동국지도(東國地圖) 등을 손수 제작하셨는데, 이는 가히 그 천재성을 입증하는 것이며, 이러한 실용정신이 이미 젊은 시절에 닦아온 유학과 경전, 지리, 산수, 율력에 대한 학습을 토대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와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입니다. 또한 같은 마을 이서에서 이보다 앞선 시기에 석당 나경적(1690-1762)이라는 실학자가 활동했습니다. 석당은 선기옥형(璇璣玉衡, 혼천의), 자명종(自鳴鐘), 자용침(自舂砧), 자전마(自轉磨), 자전수차(自轉水車) 등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을 뛰어넘는 창조성을 발휘하여 현대 과학기술 발전의 선구를 이루었다 할 것입니다.

현대 과학기술은 자연과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자연과학은 수학,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을 일컫는데 유럽에서 선진적으로 연구 발전되어 우리가 따라 하기만 하고 우리의 자연과학은 없는 것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화순의 실학자들은 수학, 물리, 지구과학, 생물의 연구들을 해 오신 분입니다. 자연과학적 사고는 현상을 관찰하고 관찰된 현상을 이용하여 분석 및 설계를 진행해 나가는 과정을 일컫습니다. 화순의 실학자들은 물과 천체 그리고 기계의 움직임을 연구하여 실현시켰을 뿐만 아니라 호남지역 및 전국 지역으로 그 에너지를 전파하였습니다. 순창의 여암 신경준, 장흥의 존재 위백규, 강진의 이여박, 다산 정약용, 고창의 이제 황윤석, 경기도의 담헌 홍대용, 전북의 서유구 등과 교류 및 관계를 맺으며 우리의 자연과학을 연구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규남 하백원의 자승차도해는 서구 유럽의 기계기술의 시발점으로 여기고 있는 하이드롤릭 램(기압식 양수기)과 상당한 자연과학적 유사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서양이나 조선이나 당대에 필요한 양수 기술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과학을 이용하여 기계기술을 발달시켰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뿐 아니라 천문과 공작기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방식으로 자연과학과 과학기술은 연구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는 실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고 서양은 사이언스라는 이름으로 발전하였던 것뿐입니다.

이제 우리도 우리의 역사가 성리학에 의한 문벌중심으로 진행되지 않고 서양과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을 발달시켜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 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운 좋게도 화순에서 호남의 과학기술로 이어서 전국의 과학기술로 이어지는 근거들이 여럿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발전시키고 후손들에게 올곧게 전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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