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밤에
양성우
살아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보내고, 땅거미 내린 뒤에 팔을 베고 누워 풀벌레 소리를 들으니 즐겁다. 지나간 날들은 흐르는 물처럼 또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넘어뜨렸지만, 아직도 내가 이곳에 남아 있음은 신의 은총이다.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라는 것이 없다.
숲으로 날아드는 저녁 새들을 비롯하여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나 홀로 잊혀지지 않고 싶을 뿐이다. <저작권자 ⓒ 새화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